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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2 서울

요즘 법규에 맞게 운전자 보험을 갈아탔습니다

by 이령맘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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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2018~2021년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나와 남편의 보험 리모델링 중이다. 남편 보험 특약 중에 상해후유 쪽 보상액을 보완하려고 여러 개의 보험 증권을 뜯어보다 보니 운전자 보험에 20년납 20년만기로 상해사망과 후유가 들어있었다. 일반 보험에 넣으면 될 걸 애매하게 20년이 운전자 보험에 들어가 있으니 쓸모없어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 남편은 아무 생각 없이 보험 회사가 전화해서 권유한 대로 기존의 15,000원짜리 운전자 보험을 20,000원짜리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유투브에서 우리 남편과 다르게 생각이 있는 분을 발견해서 공부를 해보았다. 내가 한국에 없는 동안 교통 법규가 꽤 바뀌어 민식이법도 생기고 해서 기억해야할 내용이 많아서 정리해 보았다. 이 유투버님 정말 정리를 잘해줘서 고맙다. 나같이 보험에 대해 잘 모르는 데다가 한국 물정에 살짝 어두워진 사람에게는 진짜 유용한 내용이다.

 

일단 자동차 보험과 운전자 보험의 차이를 알아보자. 운전을 한다면 이 두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은 타인을 위한, 나의 민사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한 보장을 포함한다. 반면 운전자 보험은 운전자인 나 자신을 위한, 나의 형사적 책임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보장을 포함한다. 자동차 보험은 대인, 대물 각각 2천만원씩은 기본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민사적 책임이라함은 발생한 사고에 있어서 개개인의 과실과 과실 비율 등을 따져 묻고 나서 배상해야 하는 비용을 말한다. 즉, 자동차 보험은 내가 연루된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상대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드는 보험이다.

 

이와 달리, 운전자 보험은 운전자 나 자신을 위해 드는 보험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나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손해를 보상한다. (근데 이게 일반보험의 상해 특약과 일상생활책임배상이랑 겹치는 것 같다.) 교통사고가 나서 상대방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하면 기본적으로 형사적 책임이 발생한다. (이 부분은 꼭 운전자 보험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 같다.) 자동차 보험을 종합으로 들고 대인2를 무한으로 들면 형사적 책임을 면책해준다???? 그러나 특정 사고에서는 이런 효과가 없다. 이 때 운전자 보험이 필요하다. 사고 시 형사적 책임을 지는 경우는 크게 네 가지이다. 1) 사망 사고, 2) 12대 중과실 사고, 3) 뻉소니 사고, 4) 중상해 사고이다. 1), 2), 3)은 보험과 상관 없이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고, 4)는 피해자와 합의 시 형사 책임을 면책한다. 

 

12대 중과실 사고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신호 위반, 2] 중앙선 침범, 3] 제한 속도보다 20 이상 초과하여 과속, 4] 앞지르기 금지 또는 끼어들기 금지 위반, 5] 철길 건널목. 통과 방법 위반, 6]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7] 무면허 운전, 8] 음주/약물 운전, 9] 보도 침법, 10] 승객 추락 방지 의무 위반, 11]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안전운전 의무 위반, 12] 자동차화물 고정조치 위반 등이다.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 의무가 12대 중과실에 들어가는데 왜 이렇게 다수의 한국 운전자들이 이걸 우습게 아는지 정말 모르겠다. 캐나다에서는 횡단보도를 사람이 이제 막 건너려고 하기만 해도 차가 멈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사람이 횡단보도를 이미 건너고 있는데도 자동차가 휙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휙 지나간다. 올해 2월부터 시행된 법 때문에 이마저도 불법이지만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이걸 어떻게 잡냐는 것이다. 며칠 전만 해도 자동차 한 대가 횡단보도를 중간까지 와 있는 내 코앞을 휙 지나쳐 갔는데 이런 XX끼들을 어떻게 잡을 거냐는 말이다. 민식이법, 민식이법 하는데 스쿨존이 아닌 곳에서도 아이들은 횡단보도를 건넌다. 횡단보도를 앞두고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인식 전환 교육이 필요하다. 애초에 운전 시험에서부터 이걸 매우 엄격하게 가르쳐야한다고 본다. 캐나다 주행 시험에서 이걸 안 지키면 떨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민식이법은 2020년 3월 25일에 시행 시작됐고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과속단속카메라, 과속방지턱,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을 개정안에 따르면 운전자 부주의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형차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필요한 세 가지 보장이 있는데 이것이 운전자 보험의 핵심이다. 내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 1) 형사합의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피해자의 신체와 재산에 발생한 손해는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하지만, 형벌의 감형 또는 감액을 위해서 피해자를 만나 형사합의급(보험에서는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이라고 한다.)을 따로 건네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의 경우 형을 받게 되면 퇴사를 해야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벌금으로 해야한다. 운전자 보험에 2) 벌금도 들어가야 하고 대인과 대물로 나누어진다. 대물은 가로수, 가로등 등 공공시설을 파괴해서 벌금이 발생한 경우에 보장된다. 마지막으로 3) 변호사 선임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대인 사고로 구속되거나 정식 기소되어 변호사 선임을 한 경우에 비용이 발생하므로 필요하다. 이 필수 세 가지만 넣으면 보험료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형사합의금은 1억, 벌금 2~3천, 변호사 선임 2천 정도로 넣는다.  

 

운전자 보험 가입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운전자 보험 단독 가입 (추천), 2) 자동차 보험에 추가, 3) 종합 보험에 추가하는 방법이다.  자동차 보험에 추가하는 경우 저렴하지만 보장이 충분한지(위에서 언급한 1억/3천/2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동차 보험에 붙은 항목이기 때문에 보장이 자동차를 따라간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다른 자동차를 운전하면 보장이 되지 않는다. 종합보험에 추가하는 경우에도 저렴하지만 보상이 충분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운전자 보험 단독 가입을 추천하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1) 부족한 특약들을 보완하면서 가입 가능하다.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과 상해 특약 추가가 쉽게 가능하다. 2) 10년, 20년으로 끊어서 가입함으로써 변하는 시대적 요구 조건을 반영하기 용이하다. 예를 들어, 얼마 전만 해도 형사 합의금을 3천까지만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요즘에는 다들 1억 가입한다고 한다. 이에 반해 종합보험에 운전자 보험을 추가하게 되면 한 번 가입한 후 내용을 바꾸기가 어렵다. 3) 타 차량 운전시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보험에 운전자 보험 특약을 넣어버리면 다른 차를 운전할 때 운전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연휴 때 가족들 차량 운행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운전자 보험으로도 커버될 수 없는 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연히 중대 범죄인 무면허, 음주, 뺑소니 사고는 보장 혜택이 없다. 가입 금액 한도 내에서 실손 보상만이 이루어진다. 2개 이상의 운전자 보험 가입 시 실제 손해액을 비례 보상한다. 예를 들어, 벌금이 3천만원 나왔다면 각 보험사에서 1천5백만원씩 보상한다. 

 

이렇게 아래 동영상을 보고 공부해 보니 남편의 운전자 보험을 해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달 2만원이 나가는, 운전자 보험 치고 비싼 보혐료를 내고 있는데 변호사 선임 비용은 500만, 형사합의금은 사망 3천만, 부상 3천만 이런 식으로 구분되어 있고 벌금은 2천만이다. 이 영상에서 추천하는 내용과 보상액을 기준으로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새로 가입해야겠다. 아래 동영상 포함에서 이 유투버님이 운영하는 채널의 모든 동영상이 보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볼만하다. 볼만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 유용할 것이다. 강추!

 

 

 

운전자 보험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이 유투버의 제안대로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서 운전자 보험을 다이렉트로 가입해 봤다. 홈페이지에서 '보장성 보험'을 클릭한 후 '운전자 보험'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한화손해보험의 내용이 핵심만 잘 담고 있어서 우측 끝에 있는 '인터넷바로가입' 버튼을 눌렀더니 보험사 전화번호가 나타나면서 전화로 가입하라는 안내가 떴다. 다이렉트인데 왜 전화를 하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화를 해봤다. 보험사 직원과 연결이 되었는데 운전자 보험이 아니라 자동차 보험 안내 부서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면서 운전자 보험 부서로 연결할테니 주민등록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꺼림칙해서 운전자 보험 부서와 연결이 되고나서 개인 정보를 넘기면 안되겠냐고 물었더니 운전자 보험 부서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래서 그 번호로 연락을 했더니 최저보험료가 11,000원이 넘는다는 안내를 받았다. 최저보험료가 왜 그렇게 비싸냐고 물었더니 그럼 다이렉트 보험으로 들라고 안내를 했다. 다이렉트 보험 가입하려고 '보험다모아'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전화번호 안내가 되어 있어서 이렇게 연락한 거라고 했더니 그건 아마도 지점에서 그렇게 안내가 나간 거라 자기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하아... 이 여정이 얼마나 나를 지치게 하던지!

 

 

나는 mac을 쓰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PC를 쓰고 있는 남편 컴퓨터를 사용해서 다시 들어가봤다. 아 그랬더니 똑같은 한화손해보험인데도 인터넷바로가입 버튼을 클릭했을 때 다른 화면이 나왔다. 보장 내용을 살펴보니 '스쿨존 6주 미만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항목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합의금 1억(6주 미만 5백 포함), 벌금 3천, 변호사 2천 등을 모두 커버하는 KB손해보험으로 8,800원에 가입하였다. 근데 가입을 진행하다보니 기존에 가입해 있던 삼성화재 운전자 보험과 겹치는 담보가 모두 제외되는 것이었다!! 삼성화재의 담보 보장 금액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갈아타려고 하는 건데, 담보가 중복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제외가 되니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일단 삼성화재 운전자 보험 해지를 먼저 진행했다. 8만원 남짓을 환급 받고 한 두 시간 후에 KB손해보험 운전자 보험 가입을 진행했더니 해지 내용이 바로 전산에 반영이 되었는지 담보 제외 없이 가입이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남편이 완전판매 모니터링까지 마치고 나서 가입이 완전히 완료되었다. 

 

운전자 보험 보험료를 2만원에서 8천8백원으로 월 1만1천2백원 절약하는 동시에 필수 담보의 보장 한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담보는 제거하였다. 이렇게 보험을 실속있는 방향으로 바꿔 갈아타느라 골치가 아팠지만 우리 가족이 가입한 보험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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