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퀵 배송을 하고 있다.
대중 교통을 타고 걸어서 퀵 배송을 한다.
오늘 '초소형' 사이즈 오더 중 하나를 선택해서 물건을 픽업하러 갔다.
막상 픽업지에 도착해서 봤더니 '초소형' 사이즈가 아니라 '소형' 사이즈였다.
'소형'이어도 배송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물건을 들어봤다.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짐이었다.
의뢰인에게 배송 불가를 알리고 오더를 취소해 달라고 했다.
다음 배송 물품 픽업지로 향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에 내려왔다.
출발 전에 방금 취소된 건의 취소 수수료를 확인해봤다.
취소 수수료가 0원이었다.
카카오 퀵은 의뢰인의 실수로 배송이 취소된 경우 총 배송비의 10%에 해당하는 취소 수수료가 배송 기사에게 간다.
사실 배송 기사가, 특히 나같은 도보 배송 기사가 픽업지로 가기 위해 쓴 시간, 체력, 돈을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퍼센티지이다.
그래도 그나마 그걸 받는 걸로 화를 삭혀야 하는데 이 건에서는 취소 수수료가 0원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바로 카톡으로 상담직원에게 접속하여 왜 취소 수수료가 0원인지 물었다.
상담원 왈, 배송비가 사전에 카드 결제된 건이 아니라 착불이었기 때문에 그렇단다.
바꿔 말하면, 의뢰인이 결제한 금액이 0이기 때문에 취소 수수료를 빼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뢰인에게 별도로 징수해 달라고 요청하니, 정책 상 그럴 수 없단다.
그리고 이런 미비점은 본사에서 인지하고 있으며 변화를 위해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당장 내가 허비한 시간, 체력, 돈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 필요했다.
의뢰인에게 징수할 수 없다면, 그건 카카오 측에서 정책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데서 오는 결점이므로
카카오 측에서 배송 기사에게 취소 수수료를 물어줘야 할텐데 그마저도 말이 없었다.
그렇다면 배송 기사인 내가 직접 의뢰인에게 계좌이체로 취소 수수료를 이체해 달라고 말하겠다고 하니
그것도 정책 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카카오는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과 정책 상의 결점으로 인해
배송 기사의 노동력이 착취되는 경우에도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걸 바꿔말하면, 노동력 착취 또는 갈취라고 할 수 있겠다.
본인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단 말 한 마디면 배송 기사들이 군말없이 알았다고 해야하는가?
배송 기사 위에 군림하려는 이런 태도로 카카오는 이 서비스를 얼마나 잘 꾸려나갈 수 있을까?
하필이면 하루에 두 번 연달아 의뢰인의 오더 입력 실수로 인해 허탕친 날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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